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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의 문화활동에 오페라만 있다고 하면 천만의 말씀!

 

그 전부터 가려고 마음먹었지만 귀찮아서 안 가고 있었던 박물관에 가보기로 했다.

 

매달 첫째 주 일요일에는 비엔나의 박물관 중 몇 곳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시계박물관 (Clock Musuem)이 그 중 하나였다.

 

다른 곳도 가보고 싶었지만, 먼저 예쁘고 아기자기한 시계를 먼저 보고싶었다.

 

 

 

밖에 나가자마자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렸다.

 

가는 길에 관람차와 회전목마가 있었는데 행사인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예뻐서 찍어보았다.

 

같은 구역을 두 번이나 돌아 도착한 시계 박물관!

 

역시 비엔나의 간판은 건물과 동화된 나머지 눈에 띄지 크지 않아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다.

 

 

0유로지만 티켓을 발권해야 입장 가능했다.

 

 

<1층> 중세시대 & 르네상스 & 바로크 & 제국(?)

 

 

뱅글뱅글 계단을 돌아 올라오자마자 1층에 도착해서 본 것은 이 거대한 기계로 추정되는 무언가였다.

 

시계박물관에 있지 않았다면 시계인지 가늠도 하지 못했을 것 같은 어마어마함.

 

현대 시계의 전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 고딕양식의 시계들은 너무 예쁘고 빈티지해서 이 중 하나만 가져다 방 안에 걸어놔도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볼 것 같다.

 

중세시대니까, 몇 백 년 전 시계인 걸까?

 

그렇게 옛날부터 기술이면 기술, 디자인이면 디자인으로 완벽한 조화를 갖춘 시계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다.

 

 

왠지 정감 가는 모래시계를 발견했다.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어서 그런지 더 고급스러워 보였다.

 

 

갖가지 탁상시계들이 있었다.

 

지금 있는 시계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는 것이 많았는데, 그 시계들이 옛날부터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지금 만드는 시계를 예전 모델을 참고해서 만드는 것인지 궁금했다.

 

 

양초 시계라니, 너무 귀여운 발상이다.

 

저렇게 촛농이 흘러내려 양초 길이가 줄어들면 시간을 알 수 있다는 원리인 것 같다.

 

 

고리에 걸 수 있는 시계!

 

앤티크하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에 나도 모르게 계속 쳐다보게 되었다.

 

 

 

자세히 보면 시계의 반달 모양에 달이 그려져있다.

 

요즘에도 저런 시계가 많던데. (E.g. 장고의 손목시계)

 

낮이면 해 모양 그림이 나오고 밤이면 달 모양 그림으로 바뀌고.

 

저런 세심한 디테일 하나까지 신경 쓰다니, 역시 시계 장인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가보다.

 

 

 

미니 시계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손목시계가 없던 당시에는 유용했을 터!

 

Marie von Ebner-Eschenbach라는 오스트리아 여성의 콜렉션인데, 시계 수집가인 데다 고치는 데도 일가견이 있어 직접 시계를 수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선입견이지만, 지금도 저런 시계를 다니고 있는 남자는 왠지 젠틀맨일 것 같다.

 

황금빛으로 도색한 (진짜 황금일 리가..?) 탁상시계들도 보았다.

 

같이 진열해 놓아서 다소 정신 없는데, 나무탁자에 하나씩 놓고 보면 더 오래 감상했을 것 같다.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나침반과 일본 시계도 있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자면 조선시대 청나라 물건을 외국에서 보는 느낌?

 

확실히 서양의 시계와 확실히 차이가 있었다.

 

한자가 많이 새겨져있고, 만물이 음양오행에 기반해 있는 것 같은 동양스러움이 묻어나있었다.

 

 

네덜란드 시계들.

 

 

<2층> 비더마이어 시대 (1815-1848 독일 문학의 한 시기 및 경향을 나타내는 용어)

 

 

실제로 보면 엄청 큰 천문시계이다.

 

작은 방이지만 그 방의 한 구석을 가득 채울 만큼 어마무시한 존재감을 뽐내고 계신다.

 

 

이제 점점 모던한 느낌의 시계들이 등장하고 있다.

 

시계 밑에 매달린 추가 이 시대의 유행을 말해주고 있다.

 

이 시계들을 보니 외할머니 집에 있던 추시계가 생각났다.

 

꽤 시끄럽게 울렸지 그 종.. (지금은 고장났지만, 아직도 그 종소리가 머리에서 맴돈다)

 

 

손톱만한 미니어처 시계들.

 

손을 꼼지락꼼지락거리면서 만들었을 것 같다.

 

 

 

액자 시계가 등장했다.

 

익숙한 슈테판 성당이다.

 

다 그린 그림에 시계 부분만 파 놓은 것 같아서 왠지 어색한 느낌도 든다.

 

 

놀이동산에 있을 것 같은 익살맞은 아저씨 시계!

 

 

다양한 추시계들의 모습.

 

 

<3층>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도착하는 층마다 어이쿠 깜짝이야 하면서 놀라게 일부러 큰 시계를 앞에 배치해 놓은 것 같은 느낌.

 

 

이 박물관에서 제일 예쁜 시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고풍스러운 도자기 같으면서도, 액자 같으면서도, 장식품 같은 벽시계이다.

 

 

이 시계는 작동이 되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광부들이 나와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으리으리한 시계들이다.

 

높이가 상당해서 우리나라의 낮은 천장 집에는 못 들여놓지 싶다.

 

 

 

뻐꾸기 시계는 만국 공통이구나!

 

우리나라 홈쇼핑에서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는 뻐꾸기 시계를 여기서 보니 반가웠다.

 

디자인은 가지각색이었지만.

 

 

 

꽤나 창의적인 시도들로 만들어진 것 같다.

 

지금이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프로그래밍하면 간단하지만, 옛날에는 그런 기술도 없었을 텐데.

 

뭐든 척척 만들어내는 프로 정신과 장인 정신을 지닌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TV에서 보면 시한폭탄이 이런 모양으로 생겼었던 것 같은데..

 

 

더 정교해진 손시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실제로 영국에서 주머니에서 저런 시계를 꺼내서 보는 할아버지를 길거리에서 뵈었는데 신기했다.

 

 

시계의 역사에서 손목시계는 늦게 탄생했다는 것을 알았다.

 

사진을 보니 시계 전문 판매점에 온 것 같기도 하다.

 

 

척 봐도 왠지 엄청 비쌀 것 같은 손목시계이다.

 

 

마지막으로 오르골 시계가 나왔다.

 

오후 5시가 지나고 종이 울리는 시계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계가 멈춰 있어 아쉬웠다.

 

어떤 노래가 나오는 시계인지 알 수 없다니.

 

 

액자 시계 전시하는 곳에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오르골 시계 쪽에 있는 걸 보니 액자에서 노래가 나오는 원리인가? (추측주의)

 

 

(밤에 들으면 무서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실로폰 같은 옥구슬 굴러가는 음악소리 덕분에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즐겁게 생각할 것 같다.

 

 

빈 옷장 속에 악기를 집어넣은 것 같이 생겼다.

 

 

이렇게 흰색 시계가 정말 예쁜 것 같다.

 

대리석 같은 깔끔한 느낌이 좋다.

 

 

집에 와서 창 밖을 보니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떠 있었다.

 

무지개를 보면 그 날이 왠지 특별한 하루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닌 게 아니라, 오늘처럼 시계를 많이 보고 시계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처음이다.

 

시계 하나에도 역사를 보고 문명을 느낄 수 있었던 즐거운 박물관 나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