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
우리는 숙소비를 절약하겠다며 전날 공항에서 잠을 잤다. (외국인 친구들과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이야)
공항에 도착해서도 '음?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보니 아침이 되어 있었다.
잠들기 전까지만 해도 공항에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일어나니 웬 꼬마가 옆에서 날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민망)
다시 화장을 하고 옷을 갈아입고 지하철을 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공항부터 깔끔하다고 생각했지만 지하철 또한 파리와 다르게 노선도 훨씬 알아보기 쉽고 간단했다.
모든 주요 지역을 지하철 티켓 하나로 다 갈 수 있을 만큼 편리!
그리고 파리는 공용화장실이 유료라서 다들 역에서 볼일을 보는지 그 지린내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여기는 훨씬 깨끗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
도착 예정시간도 잘 들어맞는 편이고, 무엇보다 역 이름을 영어로도 안내방송해준다는 점!
그 때부터 바르셀로나라는 도시에 대한 무한 긍정 마인드가 생기기 시작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와서 일단 밥부터 먹기로 했다.
가게 이름은 바로 Brunch & Cafe.
종업원이 안내한 탁자에 앉았는데, 옆에 난 유리창으로 수제 케이크가 보였다.
역시나 주문한 음료가 먼저 세팅되었다.
인생 최고의 맛집을 찾았다.
맛차를 사랑하는 (닉네임의 배경 등장!) 나는 맛차 팬케이크를 주문했는데, 내가 기존에 알던 팬케이크 맛이 아니었다.
같이 플레이팅된 열대 과일하며, 딸기 소스하며 팬케이크와 어우러져 입에서 사르르 녹았다.
배를 익혀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는 건 또 처음 알았다.
퍽퍽하고 기름진 일반 팬케이크와 달리 juicy하고 부드러운 맛이 났는데, 집에 와서 레시피를 찾아보니 팬이 아니라 찜기로 만든 것 같았다.
한국에 가면 찜기부터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걸 먹으러 바르셀로나에 또 가고 싶을 만큼 별 백만 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 브런치 카페였다.
한껏 배부르고 등 따신 마음으로 찾아간 곳은 그 유명한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 성당은 스페인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이코르네트(Antonio Gaudi y Cornet)가 설계하고 직접 건축감독을 맡은 로마가톨릭교의 성당(聖堂) 건축물이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성(聖) 가족'이라는 뜻으로,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요셉을 뜻한다. 성당은 1926년 6월 사망할 때까지 일부만 완성되어, 중간에 중단되었다 다시 공사를 재개하여 현재까지 진행중이다.
가우디가 직접 건축에 참여한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탄생의 파사다'와 예배실은 구엘 공원(Parque Güell), 구엘 궁전(Palacio Güell), 카사밀라(Casa Mila), 카사비센스(Casa Vicens), 카사바트요(Casa Batlló), 콜로니아 구엘 성당의 지하 예배실(Crypt in Colonia Güell)과 함께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Works of Antoni Gaudí)'이라는 명칭으로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
도착하자마자 나는 말 그대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고딕 양식의 성당은 이제 질릴 대로 봐서 별 감흥이 없었는데, 이 성당은 "인간이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 정도로 웅장하고 거대하고 멋있었다.
안에 너무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티켓 매진 (Sold Out)으로 내일 모레나 되어서야 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내일 모레는 이제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없는걸..
멀리서 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한국에서 가우디 전시회를 간 적이 있어서 '다음에 스페인에 가게 된다면 꼭 주의 깊게 봐야지' 했던 곳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었다.
실제로 보면 겉모습만 봐도 그 위용이 나를 압도할 정도로 숨이 막힌다.
과연 가우디 최대의 역작이라고 불릴 만하다.
지구상에 있는 어떤 건축물과도 비교 불가하며, 독특하고 one of a kind한 건축물이 바로 이 성당이 아닐까 싶다.
안에 들어가보지 못한 건 너무 너무 아쉬웠다.
가우디의 카사 밀라도 구경했다.
‘건축은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생각했던 가우디는 '산'을 주제로 이 건물을 디자인했다. 석회암과 철을 이용해 파도처럼 굽이치는 부드러운 곡선 모양의 외벽에서 가우디의 입체적인 설계를 살펴볼 수 있다. 가우디는 석회암을 연마하지 않은 상태로 쌓아올려 더욱 독특한 이미지를 추구했다. 외관을 감싼 부드러운 곡선은 각 층의 내부까지 이어져 건물 전체가 마치 잔물결처럼 일렁이는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건축 당시에는 신도시 계획 하에 세워진 맨션으로 현재 Caixa 카탈루냐 은행에서 운영하고, 맨션의 대부분은 개인 소유물이다. 건물의 3개 부분이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오디오 가이드를 포함한 투어에 참가하면 건물 안을 구석구석 관람할 수 있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 저스트고 관광지)
I에게 "나는 지구가 멸망한다면 가장 슬픈 일은 가우디의 건축물이 무너지는 것일 거야." 라고 말했을 정도로 그의 건축에 매료되었다.
(저런 집을 지어줄 수 있는 건축가라면 결혼도 하겠다며)
다음 목적지는 구엘 공원 (Park Guell)이었다.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였던 카탈루냐 실업가 에우세비 구엘이 영국 런던의 정원을 모델 삼아 이상적인 전원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가우디에게 설계를 의뢰했으나, 재정적 이유로 1914년까지 가우디가 기거하는 집 (현재 가우디 박물관으로 사용)을 포함한 건물 두 채와 중앙광장, 타일 벤치 등만 지은 채 방치되었다. 1922년 바르셀로나 시의회가 이 땅을 사들여, 이듬해 시립 공원으로 꾸미고 일반인에게 공개한 이래 현재까지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로 거듭났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 저스트고 관광지)
그렇다.
일반적으로 공원이 산 꼭대기에 지어질 리 없건만 원래 목적이 바르셀로나 전체가 보이는 전원도시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높게 만든 것이었다.
예기치 않은 등산을 하게 된 우리.
다행히 중간 중간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있어서 보다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올라가서 본 바르셀로나의 전경이다.
역시 남쪽 나라라서 다른 곳과 다르게 야자나무가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 지금 날씨에 딱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쾌적하고 이상적인 날씨였다.
걷다 보면 물 한 병을 1유로에 판다고 "1euro 1euro 1euro" 하면서 다니시는 아저씨들 몇 분을 봤는데 어찌나 프로페셔널하고 빠르게 말하던지 친구가 따라하는 데 웃겨 죽는 줄 알았다.
죄송합니다 아저씨들 우린 이미 모두 물을 가지고 있답니다.
중간에 유료로 입장해야 하는 구간이 있었는데 우리는 사진 몇 장 찍으려고 돈 내긴 아깝다며 굳이 들어가진 않았다.
가우디의 그 독특한 색색의 타일을 가까이서 보지 못한 건 살짝 미련이 남지만.
공원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는데 비둘기 천국이었다.
쫓아내도 날아가지도 않고 머리 바로 위에서 날개를 펄럭거리며 날아다니고 발 밑 사이로 요리조리 걸어가는데 좀 무서웠다.
비둘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가면 안 될 것 같은 곳이다.
과연 가우디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가우디 건축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카사 바트요 (Casa Batllo)라고 불리는 이 건물은 또 한번 나를 감탄시킬 만큼 아름다웠다.
카사 바트요 (Casa Batlló) 는 바다를 주제로 한 건축물로, 카사밀라 주택과 마주 보고 있다. 가우디가 설계한 다른 건축물처럼 독특한 형태를 지니는데 특히 구불구불한 공간미를 강조했다. 생명이 없는 무기체가 아니라 생명이 살아 숨쉬는 유기체 같아서, ‘인체의 집’이라는 의미로 카사 델스 오소스(Casa dels ossos)라고도 한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
단단한 건축재를 가지고 어떻게 저렇게 곡선미를 잘 살렸을까?
정말 죽어있다기보다 살아있는 것 같은 건물이다.
안토니오 가우디는 천재임에 틀림없다.
보케리아 시장 (Mercat de La Buqueria)이라는 로컬 시장도 들렀다.
입구부터 인파로 복닥거려 시장의 활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한국에서는 없는 다양한 열대 과일과 우리가 잘 쓰지 않는 재료들이 많이 보였다.
역시 바다 근처 도시답게 각종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었다.
신선한 과일주스가 1euro밖에 하지 않아서 (mix된 주스여서 내 것은 1.5유로였지만) 마시면서 돌아다녔다.
또 유럽 각지에서 간간히 본 음식이 저 Spinach (시금치)로 만든 빵 같은 것인데 너무 맛있어서 자꾸 생각났다.
오늘의 마지막 여정, Barceloneta 역에서 내려서 걸은 후 해변에 도착했다.
청청한 날씨, 푸른 야자나무, 상쾌한 바다 냄새~
푸른 하늘과 파란 하늘을 보니 해변에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수영복을 가져오지 않은 관계로 포기했다.
대신 비치발리볼을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아까 시장에서 사온 해산물 볶음밥을 먹었다.
싼 가격, 많은 양, 훌륭한 맛 이 삼박자에 더해 좋은 날씨 및 멋진 경치와 함께 하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저녁 일과였다.
#DAY 2
다음날, 체크아웃하고 Federal Cafe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개인적으로는 전날 아침에 갔던 것과는 달리 별로였던 곳이다.
맛도 시큼한 맛이 강하고 무엇보다 빵이 돌처럼 딱딱했다는 점. (책을 썰어도 이것보단 잘 썰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았던 곳!
나중에 공항 이동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숙소에 짐을 맡기지 않고 버스 정류장 락커에 짐을 보관하고 나왔다.
첫 번째 명소는 바르셀로나 대성당.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고딕 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일대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현지에서는 '카테드랄'이라고 부른다. 대성당은 1298년 자우메 2세 때 착공해 1448년에 완성되었다. 성당 건축 양식은 이 지방 특유의 카탈루냐 고딕 양식이며, 실제로는 신랑이 측랑보다 높은 고딕 양식인데도 신랑과 측랑의 높이가 거의 같은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보이게 만든 특이한 구조이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 저스트고 관광지)
안에 입장하지는 않았지만 겉에서만 봐도 고딕 양식을 대표하는 웅장한 성당 중에 하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근처에 있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어찌나 많이 담아주시려고 하시는지 스쿱으로 담아서 떨어지면 또 담고 또 담고 해서 결국 먹는데 줄줄 흘러내렸다.
시간이 애매해서 다른 공원에 또 가볼까 아니면 피카소 박물관을 갈까 하다 후자를 선택했다.
아쉽게도 내부 촬영 금지라고 해서 포스팅에 올리지는 못하지만 (사실 몰래 몇 장 찍었습니다만) 피카소 박물관에 오길 진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카소의 작품을 시대별로 구분해 전시해놓았는데, 초기 습작 및 작품들은 피카소의 그림이라고 하지 않으면 못 알아볼 정도로 평범한 느낌이었다.
그러다 순간 역동적인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고, 입체파로 전향하는 그런 순간들이 그림에 나타나는 순간, 나는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한 느낌에 휩싸였다.
일생 동안 사람이 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영감 또는 계기가 필요한데, 대체 무엇이 그의 작품 스타일을 변하도록 한 것일까 하는 생각이 맴돌았다.
무질서한 직선의 배열, 선명한 원색 계열의 색채,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대상의 해체, 그것은 광기라고 부를 만한 것이었다.
인물이나 풍경을 사진처럼 똑같이 담아내는 그림도 대단하지만 나는 보다 창의적이고 이 세상에 없는 것 같은 그런 독창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아쉬운 대로 피카소 기념품점 사진이라도 찍었다.
저녁에는 L의 스페인 친구를 함께 만나기로 되어있었는데, 그 때까지 시간이 남아 유람선을 타보기로 했다.
Port de Barcelona에 가면 몇몇 유람선 선착장을 발견할 수 있다.
원래 1시간 30분 코스를 예상했지만 시간이 없어 40분 코스를 선택했다.
우리가 탔던 3번 선착장!
항해하기 좋은 날씨였다.
푸른 바다를 보니 너무 행복했다.
해변을 바라보는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싱그러운 바다의 향기란.
돌아가는 길에 I가 집집마다 빨래를 죄다 걸어놨다고, 오늘이 빨래 데이가 아니냐고 해서 웃겨서 찍은 사진.
그렇게 만나기로 한 약속 장소에서 L의 친구를 만났다.
그 스페인 친구는 우리를 자꾸 호텔에 데리고 갔는데, 처음 몇 군데는 이미 자리가 다 찼다며 거절당했었다.
왜 그런지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호텔 내의 rooftop restaurant에 가서 바르셀로나의 경치를 보여주려고 그랬던 모양이다.
과연 호텔은 서비스도 남달라서, 추울까봐 손님이 있는 테이블 옆에 하나씩 화로를 놓아주었다.
친구가 스페인에 왔으면 (정확한 이름을 까먹었는데) 스페인식 햄을 먹어봐야 한다며 추천해준 주문대로 와인과 맥주를 시켰다.
안주는 조금 짰지만 와인과 맥주는 훌륭했다.
지금까지 스페인 사람들을 팀플에서 한 번, 지금 한 번 만나봤는데 둘이 도플갱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비슷했다.
나는 좀 차분한 편에 속하는지라 그렇게 말도 많고 빠르고 역동적인 친구를 보니 신기했다.
물론 다 그렇지 않겠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다 에너지가 넘치고 재밌구나' 라고 생각하며 호감을 가지게 된 계기였다.
(이 친구와 헤어질 때 처음으로 cheek kissing하는 법도 배웠다! 신기 신기)
밤이 되어서 다시 찍은 야경.
야자수 때문에 사막 도시라고 해도 믿을 것 같다.
스페인 친구는 다시 막차를 타고 근교의 집으로 돌아가야 해서 우리와 헤어졌다. (그리고 L이 아쉬워서 보인 눈물.. 마음 아프다)
돌아가는 비행기가 오전이라 우리는 새벽까지 근처의 Bar에서 맥주와 와인을 또 마셨다.
우리 모두 적당히 취해서 신나서 수다를 떠는데 무슨 얘기였는지 기억도 안 남에도 불구하고 너무 재미있었다.
L과 나는 스페인이 너무 좋다며, 스페인으로 교환학생을 왔어햐 하는데 하며 농담삼아 얘기했다.
그만큼 스페인에서의 기억은 너무도 좋게 남았다.
날씨도, 건축물도, 사람도, 음식도, 거리도, 교통도 하나 불평할 게 없었던 곳!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부활절을 이렇게 의미 있게, 그것도 교환학생 와서 사귄 친구들과 같이 보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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