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리시움 극장 → 전쟁 박물관 → 차이나 타운 → 뮤지컬 <라이온 킹> → 런던 타워 / 타워 브릿지 → 테이트 모던 → 빅 벤 / 런던 아이〕
오늘도 아침 일찍 일어나 리시움 극장으로 뮤지컬 <라이온 킹> 데이시트를 예매하러 갔다.
한국인한테 잘 알려진 뮤지컬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줄 서 있는데 80%가 한국인이었다. (어제 마틸다 줄 서 있을 때 봤던 분도 계셨던!)
오페라도 그렇고 뮤지컬도 그렇고 줄 서기의 달인이 되어가는 중이다.
영국 발음과 억양은 진짜 너어어무 듣기 좋다.
그냥 평범한 매표소 직원 분이 하시는 영어에도 귀가 녹아내리는 것 같은 느낌.
영국 사람 옆에서 그 사람이 하루종일 말하는 걸 듣고만 있어도 흐뭇할 것 같다.
시간관계상 대영박물관과 전쟁박물관 중 선택해야 했는데, 대영박물관은 약탈품이 모여있는 곳이라는 말에 끌리지가 않아서 후자를 택했다.
전쟁박물관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하려고 한다.
런던에도 차이나 타운이 있다고 해서 와 봤다.
생각보다 규모가 꽤 커서, 여기만 보면 진짜 중국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구글맵 별점이 높아서 들어간 Overseas Chinese Restaurant.
중국인 반, 외국인 반이었던 곳이다.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꽃무늬 개수대를 보고 '촌스럽네' 하고 생각했는데 옆에 아주머니 두 분이 "This is gorgeous!" 하고 말하셔서 왠지 '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오리고기 국수(?)는 면이 좀 뭉쳐있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리시움 극장에 가는 길에 레스터 스퀘어 근처를 구경했다.
혼자 여행하니까 말할 상대가 없어서 심심했는데 이렇게 시끌시끌하고 젊음이 느껴지는 거리를 걸으니까 나까지 덩달아 활기를 얻은 느낌이었다.
중간에 걷다가 버스킹을 하는 사람도 슬쩍 구경하고,
구경하고,
또 구경했다.
뮤지컬 <라이온 킹>을 보러 리시움 극장 도착!
이번에는 저녁 공연이 아니라 낮 공연인 마티네를 관람했다.
데이 시트로 산 표였지만 무대와 엄청 가까웠다.
지금까지 본 뮤지컬 중에 가장 연출이 화려했는데, 좌석 옆에 복도로도 동물(로 분장을 한 사람)이 등장하고 노래를 불렀다.
동물 분장을 했는데도 전혀 괴리감이 없어서 놀랐던 퍼포먼스 최강의 뮤지컬!
개인적으로 심바가 새끼에서 어른이 되는 장면이 좋았다. (뜬금 없는 포인트에서 감동 받음)
가창력이 하나같이 모두 훌륭하셔서 귀를 쫑긋 세우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
공연이 끝나고도 한참 대낮이었다.
또다시 2층 버스를 타고 런던 타워로 향했다.
내가 갔을 땐 이미 문을 닫아서 들어갈 수 없었는데, 안으로 들어갔다면 도시의 풍경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멀리서 타워 브릿지가 보였다.
동화마을에 나올 것 같은 다리이다.
멀리서 보기만 하면 아쉬우니까 직접 올라가서 걸어보기도 했다.
(롯데월드에도 비슷한 게 하나 있었던 것 같은데..?)
근처에 있는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에 들르려고 했는데 토요일에는 운영을 안 하는 모양이었다.
내려진 셔터만 바라보고 와야 했던 슬픔..
그리고 곧바로 현대 미술관인 테이트 모던 (Tate Modern)에 갔다.
내부가 굉장히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마치 콘크리트를 개조해서 만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회전하는 유리에 빛이 반사되어 벽에 색(色)그림자가 지는 모빌 같은 미술품이 가장 먼저 보였다.
왠지 계속 쳐다보게 되는 최면 효과가 있는 작품.
갖가지 다른 아이디어로 만든 미술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저마다 작품의 주제와 그것을 구성하는 재료가 다 달라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미술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현대 미술 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이 어떠한 것인가라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옆에 버튼을 누르면 윙 하는 소리가 나면서 돌아갔다. (신기)
안에 들어가서 자면 잠이 잘 올 것 같은 원형 통 발견!
보기만 해도 혼란스러워지는 그림들도 있었다.
피카소의 <우는 여인>이 테이트 모던에 있었다.
실연을 당한 걸까? 아니면 비극적인 연극이라도 본 것일까?
그림 속에서 '감정'이라는 것이 인물의 생김새보다 훨씬 돋보이는 것 같다.
언제 봐도 자기만의 색깔이 확고한 피카소.
같은 그림인데 밑에 적혀 있는 질문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였던 그림.
의미를 어떻게 부여하느냐에 따라 그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 것 같다.
그렇다면 미술품은 내가 본 작품 그 자체로 한 번, 화가가 의도한 의미대로 한 번, 다른 사람은 어떻게 평가했느냐로 한 번 총 세 번은 돌아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전 날 봤던 런던 아이지만 야경을 보기 위해 또 왔다.
바람이 추웠지만 런던에 있다는 것을 느끼고 싶어서 난간을 오래도록 붙잡고 있었다.
나는 왜 무겁다며 오늘은 카메라를 들고 오지 않았을까.
밤에 보니까 커다랗게 빛나고 있는 모습이 마치 런던의 수호신 같았다.
현지인과 많이 접해보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기회가 된다면 영국인 친구도 사귀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런던에서의 마지막 밤이 지나갔다.
#Day 4
〔루턴 공항 → 비엔나 공항〕
도착해서 본 파란 하늘이 갑자게 낯설게 느껴졌다
바르셀로나 좋다고 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런던과 사랑에 빠져서 돌아왔다.
하지만 오자마자 '집이다!' 하는 생각이 바로 들 정도로, 이제는 비엔나가 너무 편안하고 고향 같은 곳이 되어버렸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혼자서 다녀온 여행이었지만 탈 없이 건강하게 돌아온 나를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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