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갔다온 후기를 여러 개로 쪼개서 작성하는 사람들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이렇게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일이었다니 (계속 포스팅 미루는 중)
아무튼!
런던의 뮤지컬만큼이나 좋았던 것이 있냐고 한다면 바로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을 얘기할 것이다.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Imperial War Museum)은 영국 런던 남쪽 서더크(Southwark)에 있는 전쟁 박물관으로, 1917년에 설립되어, 1920년에 개관하였다. 제1차 세계대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영국과 영연방의 전쟁사와 활동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쟁과 관련된 공식적·개인적 기록, 사진, 영상자료, 음성기록과 실제 전쟁에 사용되었던 무기와 군수품 등을 전시한다. (Source: 네이버 지식백과 - 두산백과)
다른 관광지와 좀 떨어져 있어서 갈까 말까 고민했지만 갔다 온 사람들의 후기가 너무 좋아서 들르기로 했다.
전쟁 박물관답게, 각종 전투기들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다.
너무 깔끔하게 전시되어 있어서 마치 유원지 같았다.
밑으로 내려오면 전쟁 중 부서진 차, 실제 기자들이 타고 있었던 지프차 등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렇게 첨단식으로 설명도 해준다.
제1차 세계대전 관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넓었다.
영국의 입장에서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려주었다.
"As long as we rule India, we are the greatest power in the world."
어떤 사람들은 이 박물관이 영국의 자만심을 드러낸다고 하지만, 나는 한 때 식민지 지배를 통해 말 그대로 세상을 호령하던 당시 영국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곳곳에 표지판이 놓여있었는데, 일반 미술관처럼 벽면에 보드판 하나가 걸려있는 게 아니라 다양하고 알록달록한 표지판이 놓여있어서 구경하는 내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이렇게 움직이는 그림을 이용해서 방문객들에게 더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설명해준다.
나는 평온하게 전시관을 유유히 거닐고 있지만, 불과 100여 년 전의 영국 사람들은 이런 전투복을 입고 목숨을 거는 치열한 사투를 벌였을 것이라는 생각에 관람하는 내 마음이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다.
사진이 너무 참혹해서 계속 쳐다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전쟁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비극이 아닐까.
군인을 모집한다는 형형색색의 포스터들
"국가가 당신을 원한다."
"수많은 여성과 어린이들이 희생되고 있다. 지켜만 볼 것인가?"
"우리 제국의 무한한 영광을 위해!"
군인들에게 보냈던 편지 일부
"저는 9살 소년이고 최전방으로 가고 싶어요. 저는 매우 강하고 저보다 덩치가 두 배나 큰 애들이랑 싸워서도 자주 이겨요."
"저랑 결혼해주세요. 충실한 아내가 될게요. 조용히 하고 어떤 말썽도 일으키지 않을 수 있어요."
전쟁이 무엇인지 알기는 할까?
사고가 덜 발달된 어린이들이야말로 최대 피해자가 아닐까 싶다.
판단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전쟁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짠했다.
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지만, 어쨌든 총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개발된 도구라는 생각에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괴로웠다.
현대 사회에 무기 개발이 불가결한 선택이라는 것이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패드를 손으로 터치해서 돌리면 부츠가 생산되는 과정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내가 지금까지 가 본 박물관 중에서도 거의 Top에 든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
우리 학교에 <전쟁과 문화>라는 수업이 있는데, 그런 과목이 괜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여기 와서 실감했다.
전쟁으로 인해 무수히 많은 분야들(영화, 의복, 의술, 전자기기, 차량, 기타 과학기술 등등)이 발전했는데, 장점이라고 하고 싶지는 않고 전쟁의 이면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옷을 입어볼 수 있도록 걸어두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반 옷과 다를 바가 없었는데, 실제로 걸쳐보니까 엄청나게 무거웠다.
옷이 아니라 거의 짐 수준?
몸을 보호하고 거친 환경에서도 망가지지 않고 오래 쓸 수 있어야 해서 무거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총도 한 손으로는 못 들 정도였다.
전쟁이 길어졌던 대표적인 원인인 참호전을 체험할 수 있었다.
사람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지 구덩이가 깊었다.
저 화면으로 진짜 누군가 걸어나오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전쟁으로 인해 발달한 또다른 문명, 성형수술이 등장했다.
몇 백년 동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들이 불과 몇 년만에 획기적으로 발전한 것은 실로 놀랍다고 할 수 있다.
출구 쪽으로 가자 전쟁에 관련된 여러 서적을 판매하고 있었다.
그 중에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한 컷.
짜놓은 일정이 있어서 1차세계대전만 보고 나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다.
유태인학살관 정도는 보고 나올 걸 그랬나보다.
주입식 수업 몇 번 듣는 것보다, 이렇게 박물관으로 체험하는 게 훨씬 더 기억에 남는 임팩트가 있는 것 같다.
전쟁의 역사와 그 참혹함에 대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런던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
한국에 가면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도 꼭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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